2008/07/06 10:10

부족원의 진화과정

 부족 전쟁에서 부족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한명 한명의 개개 마을 족장들은 최초로 가입하는 부족에서 부터, 합병을 통해 어쩔수 없이 소속이 바뀌는 경우, 상황을 봐서 민활하게 소속된 부족을 옮기는 경우 등 여러가지 이유로 부족을 옮겨 다닐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 전쟁을 하고자 하는 유저 대부분은 건실한 부족 쉴드를 뒤집어 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부족 중에서는 역사가 오래되고 수많은 사람이 유입되었다가 다시 빠져나가는 일이 반복되온 뿌리깊은 늙은 부족들이 존재한다. 이런 늙은 부족 내에는 결과적으로 다양한 타입의 사람들이 공존하게 된다. 여기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명의 입족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 보겠다.

 1. 늅늅 우는 뉴비.

 사정상 '뉴비'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이 표현은 사실을 정확히 서술하는 것은 아니다. 늙은 부족은 어느정도 성장한 사람을 보급받기 때문이다. 최근의 사정을 반영하자면, 적어도 몇개의 마을을 지배하며 주변지역에 어느정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정도는 되는 사람들이 소위 늙은 부족에 지원서를 넣어볼 수 있을 것이다. 부족의 차원에서 이런 '뉴비'들의 유입은 부족의 영향력 향상과 직결된다. 새로 유입된 뉴비가 위치한 지역에서 해당 늙은 부족의 최전선이 새롭게 경신되는 셈이다.

 이런 뉴비들은 새 부대에 담긴 술이기 때문에 아주 신선하다. 부족의 언어로 말하자면 정말로 이 게임을 사랑한다. 부족 차원에서 지원되는 여러가지 도움과 개인 스스로의 열정이 합쳐져 대개의 경우 이런 뉴비들의 전투력은 극한까지 확대된다. 아직 윤리도를 걱정할 시기도 아니므로 사방 모두가 먹고 싶은 맛있는 마을로 가득차 있다. 이 상태는 1달정도 지속되며, 특별히 전쟁의 중심부에 떨어진 경우 2달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2. 늅늅 우는 뉴비를 지원하는 올비.

 늙은 부족 내에서 늅늅 우는 뉴비는 세가지 선택지를 택할수 있다. a.올비가 되든지 b.타부족으로 전향하던가 c.게임을 접는 것이다. 늅늅 우는 뉴비가 a.를 선택해 올비가 될 때쯔음엔 부족내의 끊임없는 인구 유입으로 뉴비가 가입당시 위치해 있었던 위치는 슬슬 전방 보급 기지 정도의 지리학적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이 시기가 되면, 부족 내에서 어떤 라인을 탈것인지 외압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특정 늅을 배당받아 자기 라인을 형성해 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개는 늅시절 도움 받았던 부족원의 라인을 선택한다.

 올비들은 이미 어느정도 게임의 실체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열정은 초기 뉴비 시절에 비해 손상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올비의 전투력은 뉴비보다 강력하다. 일단 성장해 있고, 상당한 개인기(테크닉)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며, 주변 지역에 적지만 외교관계를 유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올비는 상당한 정도의 시스템 외적 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시기다. 이시기의 올비들은 커뮤니티의 즐거움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부족 전쟁이라는 게임을 즐길 준비를 하게 된다. 대부분의 부족원은 이 상태를 유지하거나 이 상태를 유지하다가 게임을 접게 된다. 이 단계에서 소속한 부족의 미래가 밝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부족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3. 라인의 핵심부에 접근하는 올비.

 한때 늅늅 우는 뉴비가 원로가 되었다. 뉴비가 올비가 되는 과정에 특별한 무엇인가는 없다. 당장 어제 가입한 뉴비가 라인을 만들수도 있고, 부족 초창기부터 쌓여온 라인의 영수일수도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휘부'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지휘부 형성에 실패한 부족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지만, 지금은 시선을 부족원에 맞추고 있으므로 라인의 핵심에 들어선 올비를 조명해 보자.

 라인의 핵심에 들어선 올비. 일단 이 루트에 들어선 부족원은 결과적으로 게임을 접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루트에 들어선 순간 이미 시스템 외적 능력이 게임적 능력을 압도하기 시작하며, 외교관, 부 부족장, 부족장의 승진을 통해가며 '게임'은 사라지고 사람-사람간의 힘든 대화가 생활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말하지만, 이것은 '커뮤니티'가 아니다. 보통은 중재고, 때때로는 외교이며, 드물게는 분쟁인 '외교'일 뿐이고, 처리해야 하는 일 일 뿐이다. 외부 활동이 두드러지는 만큼 부족외에서도 아이디나, 닉네임이 자주 언급되며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2달 이상 이 루트에서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앞에서 말했듯, 이 루트에 들어선 사람은 이 게임의 단물 쓴물을 모두 맛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주 쉽게 게임을 접는다.'

 4. 복귀자.

 한때 게임에 질려 부족 전쟁을 접었던 사람들도 다시 게임을 하고 싶어지면 몇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아무렇게나 새로 시작하든지, 예전 부족으로 가서 계정을 청탁해 보든지, 그도 아니라면 맛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복귀자는 방법이야 어쨋든 옛 부족으로 돌아온 사람들이다. 대개 게임에 미쳐본적이 있는 사람들로 부족내에서는 '미칠정도의 훼력'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계정을 청탁하는 경우 최전방에 배당될 확률이 높고, 늅늅우는 뉴비나 왠만한 올비로써도 놀랄정도의 훼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복귀자들은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정교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거나 놀라울 정도의 게임 외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단순한 전투력으로 분류하는것은 불가능하며, 더러운 계략, 재치있는 위트, 활발한 외교활동이 돋보인다. 다만, 한번 접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쉽게 접을 수 있다. 대개는 1개월 이내에 다시 게임을 접는다.

 5. 대리전문.

 이들은 늙은 명문 부족에만 존재하며, 복귀자 레벨에서 업그레이드 되는 경우가 잦다. 복위자의 경우 중에서, 게임을 쉽게 접지만 종종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대리 전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한 마을을 건실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마음보다. 넓고 광대한 외교 채널, 계략 등으로 위기에 처한 부족의 마을을 구해내는 스릴을 즐겨한다. 말하자면 히어로인 셈이다. 부족에 정 떨어지지 않은 부족장 정도가 이 타입으로 전향될 가능성이 높다. '대리전문'은 이미 부족의 중증 노예로 종종 '게임을 접는다.'는 말을 일삼지만 결국 게임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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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4 09:34

부족 소설 1-2

 이웃의 배신은 슬-픈 일이다.
 바로 어제까지 웃는 얼굴의 이모티콘을 주고 받던 이웃이라면, 그런 이웃의 배신은 훨씬더 비극적이고 슬-픈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배신이 슬프다고 하더라도 충격적인 일은 아니다.
 배신은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일상화된 일이기 때문에, 마음속에서는 언제부턴가 자신도 모를 경각심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일은 슬픔이나 비극적 상황따위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제까지의 일과가 완전히 붕괴된 참람한 현실에 있다.

 꽤나 무리가 많은 일이지만, 나는 지금껏 잘도 매일매일 마을을 불려왔다.
 목표량을 달성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지만, 어쨋든 평균적으로 나는 마을을 불려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것이 다 허무해 졌다.

 단 두번의 숫가락질.

 그것이 내안의 모든것을 망치고 있다.

 상황이 그토록 참람하면서도 나는 섯불리 원망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약한 자의 감정이다.
 나는 복수도 하지 않는다.
 그것 역시 나약한 자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부처도 아니다.

 나는 그저 평정심을 유지한 채로, 이웃의 마을을 떠돌이 회색광으로 바라볼 따름이다.
 이것으로 마음은 다시 평온해 질 테지만, 사건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원인을 되짚어보지 않을수 없다.

 이 모든것은 지난날 새벽께에 시작되었다.

 

 

 "------ 이것으로 연방시 제 2단계 도입을 확정짓겠습니다."

 밤새도록 계속된 부족회의의 폐단으로 잠시 의자의 몸을 누인 찰나에 찬성파가 저질스런 습격을 자행했다.
 번개처럼 사안이 통과된 이후 회의는 순식간에 해산되었다.

 지난밤 9시부터 오늘 새벽녘까지 끝없이 진행된 릴레이 회의가 허무하게 종결되는 순간이었다.

 회의가 늘어진 이유는 통칭 연방시, 연합 방어 시스템의 2단계 도입을 두고 찬성파와 반대파가 끝없는 공방을 펼친 탓이지만, 반대파의 영수로써 이 참람한 사태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당황하고 있었다.

 -축하 메시지를 보내야 할까. 아니면 저주라도 해야하나.

 하지만, 결국 아무런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
 엄청나게 늘어진 회의는 결국 내 체력을 완전히 0까지 바닥내기에 충분했다.

 분노도, 격노도 없다. 지쳐 쓰러진 껍데기만 있을 뿐이다.

 사실 부족회의가 항상 이렇게 길게 늘어지고, 참가자의 체력을 갉아 먹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회의는 저녘 9께에 시작해 10시에 끝나는 부담없고 간편한 친목 도모회 정도다.
 사안도 대 여섯 개고, 그렇게 복잡한 경우도 자주 없다.
 
 하지만, '연방시'라는 뜨거운 사안이 등장한 것만으로 모든 사안의 처리가 내일로 미뤄지고, 지금까지 공허한 싸움을 계속해온 것이다.


 "헤에--- 뭘, 그렇게 피곤해 하는거야? 회의결과가 그렇게 맘에 안들어? 내가 보기에는 꽤나 멋지게 나왔잖아?"

 
 오늘 하루도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에 끼어 중재에 정신 없었던 족장 누나가 말을 걸어온다.
 함께 밤샘 회의를 진행했던 사람이라고는 상상이 안갈정도로 쾌활한 모습이다.
 침묵은 어떨가 생각해 보지만 언제나처럼 불만을 토로하기로 결정한다.
 우리 부족의 족장 수시리아 누나는 사람들의 관심에 무척이나 예민한 타입이기 때문이다.
 즉각 반응해 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그런셈이지요."

 약간 불만스런 목소리로 응대한다.
 잠시동안 분위기가 풀려 우리쪽의 대륙장들이 포섭되는 순간을 적절히 중재 시켜주지 않은데에 대한 불만이다.
 
 "분쟁수에 반비례해 시스템을 꾸리는건 저도 이견이 없습니다만, 결국 그것 때문에 우리 대륙 사람들의 부담이 과도하게 확대될 위험이 있지 않습니까?"

 누나도 내 목구멍 끝까지 들어찬 불만을 눈치첸건지 곧바로 응대해 온다.

 "잠깐! 잠깐 잠깐! 또 공지를 조작한다, 너! 분쟁수의 반비례가 아니고, 접은 사람 수의 비례잖아! 그렇게 빡빡하게 굴지 말라구."

 날카롭게 치고 들어오는 말투를 보아하니, 쾌활하게 보였던 겉모습은 말그대로 족장의 위엄이었던 모양이다.

 -이대로라면 당한다.

 족장의 수다에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알겠어? 너, 나를 정보에 어두운 장님으로 보는 모양인데-- 어?"

 슬쩍 자리에서 일어난다.

 "대륙장들이 불러서요."

 물총새처럼 톡 쏘아 붙이고 도망쳐 나온다. 곧이어 등 뒤로 험악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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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3 19:41

부족 소설 1-1


 나의 '마을 군'은 한국의 대-운하처럼 대륙을 길게 가르는 빛줄기 모양으로 늘어져 있다.

 동맹과 상호 불가침 조약으로 억압된 공격성을, 송곳처럼 쿡쿡 밖으로 분출해 내는 것이다.

 그날도 나는 적적한 회색광을 찾아 정찰병들을 내달리고 있었다.


 1 /


 -하아.


 오늘도 오른쪽 날개를 늘어뜨릴 수 있었다.

 지도에는 남동 방향으로 처음보는 노란점이 2개, 빛나고 있다.

 오늘의 먹잇감은, 마땅한 부족 쉴드조차 없는 떠돌이 부랑아가 소중히 키워오던 11000점대 마을 2개였다.


 -분명 페이크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겠지.


 공격 마을의 이름을 '디펜서' 정도로 밖에 현혹 할 수 없는 나약한 발버둥 이었다.

 사방으로 뻗어있는 정보원들은 내게 실수를 범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방어마을'의 네임텍을 사용하는 마을의 정찰 결과는 너무나도 명백한 '공격마을'이었다.

 대운하의 끝에서 끝으로, 2일에 걸쳐 꾸준히 추가되는 공격 명령은 수많은 페이크와 함께 부랑아의 인생을 종결지었다.


 나의 대-사업은 서버 내에서도 손꼽히는 대부족에 입족 한 이후로 쭈욱 이어져 왔다.

 8기의 노블이 출발함과 함께 사전에 조율된 부족원들의 마을에서도 줄줄이 페이크 어텍이 발출된다.

 일과는 하루에 2회, 2개 정도의 마을을 공략하는 것으로 제어된다.

 아무리 힘센 장사라도 모든 것을 최고의 상태로 방어할 수는 없다.

 상대에게는 잔인한 선택이 강요한다.


 -꼴 사납지만, 이 두개의 마을은 지켜낼 수 있어. 그때는 복수다.


 하지만, 날카롭게 갈아 올린 복수의 칼날은 예리함이 없다.

 K55에는 혈족이나 다름 없는 부족원들이 꽉꽉 들어차서 어디로 운하의 물꼬를 틀더라도 씨알 하나 안남기고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해도 마을은 하루에 2개.


 말하자면, 이곳은 나만의 스테이지인 셈이다.

 하지만, 어제 모든 것이 뒤집어 졌다.

 이례적으로 나는 하루에 하나의 마을도 먹지 못한 것이다.

 노골적이고, 저속한 표현으로 다시 강조하겠다.


 나는 숫가락질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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